예술인/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 조커를 멈춘 폭력의 실체

jamjae archive 2023. 7. 6. 19:46

Francis Bacon

현대 예술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1909년 10월 28일 – 1992년 4월 28일)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일랜드 태생의 영국인으로, 날것의 불안정한 이미지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인간 형태에 초점을 맞춘 그의 그림은 자화상, 그리고 친한 친구들의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는데 베이컨은 기하학적인 구조로 사실의 잔인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독특한 형태와 도약적인 시각으로 인물들을 묘사하며 자아의 심리적, 육체적 측면을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강렬한 표현과 치밀한 구성, 그리고 채도 높은 색을 사용하여 프랜시스 베이컨만의 그림 스타일을 형성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배경

프랜시스 베이컨은 부유한 농장에서 자랐으며, 그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았으나 엄격한 아버지는 그런 자신의 아들을 하인을 시켜 채찍질하라고 명령하였고 이를 계기로 그에게  오히려 마조히즘(페티시즘으로 특정 상황에서 학대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자극하게 됩니다. 베이컨은 집의 하인이나 마부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었고 6살에 어머니의 속옷을 입고 있는 것을 아버지에게 들켜 이후 베를린에 있는 삼촌에 집으로 쫓겨나게 됩니다. 이 당시 베를린은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었기에 베이컨에게 베를린은 천국이나 다름없었고 독일의 여러 또래들을 만나며 관계를 가집니다.

이후 프랜시스 베이컨은 런던에 정착해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4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1930년, 처음으로 개인전을 기획하게 되는데 이때 긍정정인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리게 됩니다. 유치한 구도, 종이 위에 배설물에 불과하다 등의 혹평으로 좌절을 겪지만, 화가가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로 계속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전화위복  <십자가 아래 인물들을 위한 세 습장:Three Studies for Figures at Base of Crucifixion>

처음 전시회를 열었을 때, 상당수가 비판적인 반응이었지만 베이컨은 그런 비판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의 작품 "십자가 아래 인물들을 위한 세 습장"을 통해 인간에 대한 독특하고 암울함을 표현하는 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되는데, 각각의 그림은 복수와 분노로 인한 두려움에 고통받는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독교 문화와 그리스 문화, 뭉크 등 다양한 문화가 이 세 습장에 녹아 인간상을 표현하여 천재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의잔인성을 표현한 초상화

(왼)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 "교황 인노첸시오 10세" 초상                                                             (오) 프랜시스베이컨의 교황 초상

 

위의 그림은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아닌 경건하고 신의 대리인으로 비추어지는 교황의 초상화를 인간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비틀어 표현하였습니다. (신이 아닌 동물성을 표현)

 

그의 그림은 대부분 고통받는 얼굴 이미지가 강조되는데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에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얼굴에서 강조되는 부분인 입을 통해 고통의 감정을 표현하였는데, 인간은 생활 속 대부분이 입을 통해서 나타난다고 보고, 화를 내지르는 모습을 통해 공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서 이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베이컨은 공포의 카타르시스를 표현하기 위해 입을 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self-portrait

"덜 사실 적인 그림이 훨씬 더 실체와 유사하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누군가를 위한 그림이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관람하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것인가, 그렇다면 보는 사람이 원하는 그림이란 무엇일까 상상을 하며 그림을 그려야 한단 말인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러한 질문 속 답을 찾고 나는 나 자신을 위한 그림을 그리겠다는 자신만의 철칙으로서 예술을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대부분의 그림들은 인간의 형태를 어떤 살점 덩어리 또는 정육점의 고기와 유사하게 표현하였고, 이로 인해 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했기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누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인간의 복잡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현대 인간의 모순과 갈등을 과감한 표현 방식을 통해 담아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겉에서 만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 실체가 아니라 사실 인간 육체의 겉모습 내면에는 복잡하고 모호한 감정들과 관념들로 가득 차있고, 그 겉 포장지를 걷어낸 인간의 모습이 진정한 실체로서 비 현실적으로 보이는 그의 작품들로 베이컨만의 철학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고통과 폭력은 실제이다.

그의 그림을 보며 잔인하고 역겹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프랜시스 베이컨은 자신의 그림은 전혀 폭력적이지 않고 이것은 그저 인간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로 부터 당한 폭력과 나치의 잔인함, 두 차례나 겪은 세계대전, 그런 전쟁 속 인간의 삶을 통해 아름다워 보이는 나무속에도 벌레를 잡아먹는 폭력적인 곤충이 있다는 것을 독특한 인간의 형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 현실을 예술적 감성으로 표현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감성은 정말 천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커의 마음을 사로잡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1989년 팀 버튼이 감독을 맡은 영화 배트맨에서의 조커(잭 니콜스)는 여주인공을 만나러 부하들과 미술관에 난입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들은 프린스 음악에 맞추어 악동 같은 춤사위와 함께 벽에 걸린 명화들에 페인트를 뿌리고 난도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조커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 앞에 멈추어, 부하가 그 그림도 마저 찢으려 하자 "이건 마음에 드니깐 그냥 두자"라고 합니다.. 영화에 나온 그 그림은 "고기와 함께 있는 인물"로 동물 사체에 싸인 교황이 도살자 같아 보이기도, 또는 도살된 동물과 다름없는 희생양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프랜시스 베이컨의 삶 속 배경이나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등으로 조커와 중첩되는 부분이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그의 작품들로 유명세를 탔지만 도박에 빠지게 되는데 염세적이고 허무주의한 자신의 세계관으로 전쟁을 겪으며 인간의  삶은 인과보다는 우연이다라는 허무주의에 빠져 이것이 도박 애호로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팀 버튼의 배트맨뿐만 아니라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은 조커와 또 연결이 되는데, 2008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감독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놀란 감독은 영화 속 대화에서 무엇인가를 표현하려면 미술의 가르침과 인도를 받기도 하는데 프랜시스 베이컨의 뒤툴리게 표현하는 방식에서 기억의 뒤틀림을 암시하는 것 같아 인상 깊었고 황량함이 느껴졌다. 고 했으며 히스레저가 열연한 조커의 분장 역시 베이컨의 그림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그의 혁신적인 작품은 이처럼 현대 예술에 흐름을 불어넣었으며,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